2015년 11월 19일(목요일)에 한겨레신문과 부산시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 심포지움이 해운데 누리마루 아펙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본 행사에서 김정후 박사는 ‘항만재생의 미래’를 주제로 지속가능한 항만재생의 목표와 개념에 대해 연설했습니다. 아래에 행사 요약 기사를 링크합니다.
강동진 경성대 교수(도시공학)는 이날 발표에서 “진정한 첨단의 북항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성, 지역성, 경관성, 매력성, 보행성 등에 대한 존중과 수용, 그리고 조화가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특히 옛 항만의 흔적과 기억을 보존·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독일 함부르크의 수변구역 재개발 사업이 과거 항만의 창고시설을 재활용한 사례를 실례로 제시했다. 18세기 이래 북유럽 제1무역항으로 번성했던 함부르크는 1960년대 이후 항만 기능이 쇠퇴하면서 도심이 내륙으로 옮겨갔다. 항만 지역이 슬럼화하자 1997년 시 의회는 항만 일대에 대한 재생 사업(하펜시티 프로젝트)을 결정했고, 슬럼화하는 항만 지역에 주거·상업·관광 등 기능을 이전시키며 단절됐던 도심-항만을 다시 잇는 데 성공했다. 하펜시티 프로젝트는 특히 두 동의 대형 물류창고를 각각 해양박물관과 콘서트홀로 리모델링하는 등 도크, 창고, 화물철도, 크레인 같은 기존 항만시설을 철거하지 않고 보존하는 쪽을 택했다. 강 교수는 “북항은 개항 후 140년 동안 부산 발전의 핵심 근거지이자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국제화의 발진 기지로서의 기능을 다했다”며 산업유산 보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교수는 또 보행성에 대한 충실한 고려가 있어야만, 자칫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는 수변지역에 활력이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달링하버가 ‘첨단’의 상징일 수 있는 모노레일마저 최근 철거하며 ‘완전 보행’을 실현한 점을 예로 들었다.또 미국 볼티모어의 이너하버나 일본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 21’ 등 성공적 ‘재생 항만’에는, 고층 아파트가 듬성듬성 들어선(고층저밀형) 게 아니라 낮은 주거용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면서(저층고밀형) 24시간 내내 ‘걷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활력 넘치는 근거지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북항 재개발이 전체 도시 계획과 어우러져야 하며, 시민의 요구
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항만 재생의 미
래’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정후 박사(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
던 펠로우/한양대 도시대학원 특임교수)는 “지속 가능한 항만
재생은 지속 가능한 도시 재생을 구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배후 도심과 연계한 경제·사회적 활성화를 도모해 도시 재생의
맥락에서 항만 재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전문가, 활동가 등 시민 50명으로 구성된 북항재개발라운드테이블의 운영위원장인 김태만 한국해양대 국제대학 학장은 “관광용이 아닌 일상적 환경으로서 북항은, 그 표정을 살릴 수 있는 개발이 필요하다”며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고 머물고 싶은 공간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산/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