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으로 ‘색(Color)’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첫째는 빛의 흡수와 반사에 따라 발생하는 형체의 시각적 특성이고, 둘째는 사람이나 사물이 지닌 동질적 특성이다. 이러한 색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등장하여 처음에는 주로 생존 수단으로 사용되었지만, 이후 종교, 예술, 생활을 포함해 전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다. 초기에는 대부분 자연에서 제한적으로 색을 추출했지만 과학, 기술, 재료가 발전하면서 양적·질적으로 화려하게 진화했다. 그 결과 과거에는 사람이 인지하거나 사용가능한 색이 고작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수십 만 개, 심지어 수백 만 개에 달한다. 조명과 광학기술의 혁신에 따라 더 이상 색에는 한계가 없다는 주장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색채 인지 능력을 보유하므로 색은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 도구다. 따라서 색은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했는데 그 중에서도 도시는 색과 불가분의 관계로 자리 잡았다. 도시의 색은 자연환경과 인공환경이 어우러져 형성되고, 여기에 삶과 공동체적 특성이 절묘하게 투영된다. 역사적으로 특정한 도시가 고유색을 갖게 된 것은 풍토, 문화, 기술, 재료 등에 복합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도시의 색은 건조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뿌리내린 시각적 결과물이자 지역적·문화적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북부의 역사도시인 볼로냐(Bologna)는 소위 ‘붉은 도시’로 명성을 얻었는데 이는 붉은색 건물과 지붕이 만든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전통적으로 좌파가 집권한 진보적 도시의 개념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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