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도시재생 공감 토크콘서트’서 제언
주민-행정-전문가 협력·공감대 형성 강조하기도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도시재생이 제일 처음 시작된 영국 런던의 경우 그 역사가 50~70년입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도시재생 역사는 길게 잡아도 15년이죠. 그래서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실패를 줄이는가에 대한 싸움입니다.” (김정후 JHK도시건축정책연구소 박사)
지난 12일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개최한 ‘도시재생 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이 추진 중인 제주를 향한 메시지이기도 했다. 제주도는 관덕정 광장 복원 사업 등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원도심 도시재생사업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토론에 나선 김정후 박사는 도시재생이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벤치마킹’의 문제를 들었다. 김 박사는 “백지 상태에선 할 수 없으니까 인구가 비슷하고 쇠퇴 방식이 비슷한 지역의 도시재생 방식을 벤치마킹한다”며 “문제는 물리적으로 보이는 것만 따라잡고, 사회·문화·지역적 요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빠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을 나눠서 현명하게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한 두 번의 실패가 제주에도 긍정적인 시행착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수석연구원도 시행착오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성실한 실패’라는 말을 꺼냈다. 이 연구원은 “관덕정 광장 복원 사업의 경우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의) 관문심사 때 전혀 문제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며 “빨리 겪은 게 잘 됐다. 이제부터 시행착오를 공감으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유림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 코디네이터는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도시재생의 실패와 성공을 얘기하지만 행정, 주민 등의 생각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를 통해 꼭 남겼으면 하는 부분은 ‘같이 할 수 있구나’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과 주민, 전문가 등이 함께했을 때 무언가 할 수 있구나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하연 나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도시재생은 정답이 없다. 각자 지역마다 크고 작은 갈등이 일어날 수 있고 그에 맞는 해결책이 있다”며 “관덕정 (광장 복원 사업) 사례를 실패로 보기보단 다시 설 수 있게 잡아주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희생하는 곳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잘 된다고 하지만 이런 의견에는 반대한다”며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선 주민 한 명에라도 제대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주민이 한 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