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도 역사적 건축자산 지키기 한창

영 ‘샤드 템스’ 주상 복합 공간 개조
불 ’20세기 유산 인증’ 제도로 보호 

영국 런던 템스강변에 남아 있던 ‘샤드 템스’라는 이름의 화물 창고는 지난 1972년 문을 닫았다. 19세기에 건립된, 동서 방향으로 350m에 이르는 대규모 창고 단지였다. 쇠퇴한 지역을 상징하던 샤드 템스는 2017년 주상 복합 공간으로 개조됐다. 샤드 템스가 원형을 유지한 채 최신 건물로 거듭나기까진 ‘보전구역’과 ‘보호건물’ 지정이 밑바탕이 됐다. 샤드 템스 일대는 1978년 타워브리지 보전구역에 포함됐다. 보전구역은 역사 유산을 점이나 선을 넘어 ‘면’ 단위로 지정해 관리하는 제도다. 건축적·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은 보호건물로 지정된다.

건축가로 런던대학에서 연구·강의하는 김정후 도시사회학 박사는 올해 출간한 책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에서 “제도적 뒷받침에 힘입어 샤드 템스는 높은 수준으로 원형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영국 정부는 보편적인 유럽 도시들과 달리 보존과 개발을 도시 발전의 양 바퀴로 간주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다”고 했다. “역사적 맥락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을 전략적으로 설정한 후에 세밀한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수용하는 범위 내에서 대규모 개발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영국은 지난 1984년 건축자산 보전·관리를 총괄하는 법정기구인 ‘잉글리시 헤리티지’를 설립했다. 건축자산을 목록화하고, 보존 지원 체계를 갖춘 잉글리시 헤리티지는 도시 개발과 의사 결정 단계에서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지난 2016년 ’20세기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국가 계획’을 발표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건축자산을 공공 관점에서 접근한다. 건축자산 지정 가능성이 있는 건축물의 경우 공사나 변경 중단, 도시계획 제한도 이뤄진다. 보존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공공시설물 등록 절차로 소유주에게 강제 판매도 요구할 수 있다.

‘서울미래유산’처럼 근대건축물의 가치를 인증하는 해외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는 ’20세기 유산’ 인증 제도를 통해 건축·도시유산을 보호한다. 일본도 ‘근대화 산업유산’ 인증을 지역 활성화 지원책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