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문화재단이 기획한 도시인문포럼이 11월 28일에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성북예술문화학교에서 진행한 사업을 소개하는 자리와 함께 마련된 본 행사에서 김정후 박사는 기조강연에 초대되어 “문화적, 다시 생각하다”를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도시는 생명체와 같아서 영원할 수 없고, 반드시 쇠퇴합니다. 산업혁명 이후 성장한 수많은 대도시들이 정도가 차이가 있을 뿐 20세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쇠퇴한 것이 이를 분명하게 입증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세기 후반부터 전 세계가 주목한 것은 ‘어떻게’ 쇠퇴를 극복하고, 다시 도시의 발전을 모색할 것인가 입니다. 다시 말해, 쇠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론에 초점을 맞추었고,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문화주도형 재생(Culture-led Regeneration)’입니다. 즉, 문화가 향유의 대상을 넘어 도시발전의 확고한 동력으로 부상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쇠퇴 정도가 심각했던 제조업도시들이 문화주도형 재생에 성공함으로써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각광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곳곳에서 등장하는 문화주도형 재생의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의 본질을 망각한 채 저급한 혹은 맥락을 상실한 상업화에 매몰되었습니다.
김정후 박사는 본 행사의 기조강연을 통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문화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던지고 진지하게 해답을 찾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우리와 무관한 문화를 그리고 우리와 무관한 문화주도형 재생을 이식하는 오류를 범할 것입니다. 그에 따른 결과는 국적불명의 문화도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가 쇠퇴를 해결하는 열쇠로 열광한 문화가 우리 도시에도 바르게 작동하려면 본질을 고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