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사옥_건축의 바다 총서 006 (공저)

김수근의 공간, 그 이상의 공간 

해방이후 최고의 건물 꼽히기도…

‘김수근’(1931~1986)이란 이름 석자는 모를 수 있어도 그가 설계한 건물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고 김중업과 함께 한국 현대건축을 이끌었던 ‘양김시대’의 주인공으로,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과 서울 법원종합청사를 비롯해 경동교회 등 많은 작품들을 서울 시내 곳곳에 남겼다. 

공간사옥1.jpg그가 설계한 건축물 가운데 건축 전문가들이 꼽는 최고 걸작은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는 가장 덜 알려진 편인 공간사옥이다. 경복궁에서 창덕궁으로 가는 계동 큰길가에, 둔중한 현대 사옥 옆에서 기죽지 않고 눈길을 끄는 담쟁이로 덮인 검은 벽돌 건물이 공간사옥이다. 지난 98년 건축전문가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50년 사상 최고 건축물 설문조사에서 공간사옥은 1위로 꼽혔다. 

김수근의 건축사무소 ‘공간’의 사옥인 이 걸작은 김수근만의 작품만은 아니다. 그리고 또한 하나의 건물도 아니다. 1971년 구 사옥이 지어졌고 그의 뒤를 이은 건축가 장세양이 1998년 벽돌 건물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면서도 교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유리 건물을 지어 이었다. 건물 옆에 있는 한옥도 이 건물의 일부로, 이 세 건물이 솥발처럼 균형을 잡고 섰다. 

책은 이 건물에 대한 사진집이자 비평서다. 건축전문출판사인 시공문화사의 ‘건축의 바다’ 시리즈는 현재 유일한 국내 건축가 작품 전문 비평집이란 존재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공간사옥>은 그 여섯번째 권이다. 책은 이전 시리즈들보다 분량이 훨씬 늘었고, 제본도 양장본으로 냈다. 바로 공간사옥이기 때문이다. 건축 전문 칼럼니스트 전진삼씨가 책을 기획해 건축 전문 사진가인 조명환씨가 사진을 찍고, 건축비평가 김정후, 박길룡, 전진삼씨 세 사람이 비평글을 써서 건축전문가 집단의 3위 일체를 이뤘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책의 주인공은 글보다는 사진이다. 책의 쪽수 대부분을 이 건물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사진이 채우고 있다. 비평 역시 비전문가도 쉽게 읽을 수 있어 건축전문서적이란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사진가 조씨는 30년에 걸쳐 지어진 이 건물을 제대로 찍기 위해 2년에 걸쳐 건물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빛과 각도를 찾아 촬영했다. 그 수고로움이 사진에 그대로 배어 있다_출처: 한겨레신문 20031121 구본준 기자.

시공문화사 200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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